이게 무슨 맞아 죽을 소리인가 할 것이다. 칼럼 제목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교육`에 관한 한 `과외금지`와 `학력고사`로 대변되는 전두환 때가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았다고 단언한다.
최근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한 칼럼을 몇 차례 쓰면서 수많은 독자들에게서 댓글과 이메일을 받았다. 공무원이든, 교수든, 회사원이든, 가정주부든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교육으로 인한 혼돈과 스트레스가 상상을 초월했다.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만큼 은퇴 후 삶에 대한 불안도 커진다.
누가 더 많은 돈과 시간을 쓰느냐에 따라 스펙과 대학이 결정되는 현행 교육시스템은 더 이상 공정하지도, 다양성을 보장하지도, 취약계층에 기회를 주지도 못한다. 오히려 복잡한 대입제도의 난해함을 먹이로 삼아 입시컨설팅이라는 신종 직업까지 생겨났다. 상담 한 번에 수백만 원이라니 학부모들의 등골이 더 휘어진다.
고2 딸을 둔 외국금융사 대표는 "입시제도를 보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다는 파생상품보다도 더 복잡하다"고 탄식했다.
교육개혁에 참여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이른바 담합이나 음모론을 믿지 않았었는데 막상 작업을 해보니 `복잡하게 해놓고 자주 바꾸면 돈이 된다`는 점을 교육계 전체가 터득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한까지 와 있는 입시의 복잡성과 난해함은 음모에 가깝다. 분명한 수혜집단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시 전형이 3000개를 넘을 정도로 복잡해지면서 선택하는 자들은 임의성ㆍ자의성을 맘대로 누리는 반면 선택받아야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불공정함과 불확실성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2012년 12월 19일 대선을 통해 집권하는 새 대통령은 교육만큼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한 수 배우길 바란다.
전면적인 과외금지ㆍ학원금지를 통해 옆집보다 더 많이, 더 빨리 선행학습을 해야 하는 부조리한 무한경쟁에서 학부모들과 학생들을 구해주기 바란다. 과외비ㆍ학원비 아껴서 차라리 노후 대비를 하게 해야 한다.
복잡한 입시는 이제 단순화하기 바란다. 박사학위 받은 파생전문가도 알기 힘든 제도가 아니라 시골에서 평생 농사만 지은 부모도 쉽게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차라리 학력고사를 부활시켜 점수별로 대학 가게 하라. 점수대로 자르면 최소한 불확실성과 불투명성은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서울대의 지방 출신 학생 비중은 70%에 달했다. 농어촌 특례까지 적용하는 지금 서울 강남ㆍ특목고 출신이 70%다. 지방은 입시정보에 어두워 불리하다며 중학생 때 서울 오는 게 유행하면서 지방 국립대와 명문 사학들은 거의 다 무너졌다.
내신 비중도 내려야 한다.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하면 대학 간다`는 구호는 명백한 사기다. 열심히 공부시키는 학교도 없을뿐더러 옆자리 친구와의 대화까지 `수행평가`라는 이름으로 내신에 반영되는 요즘 교실에서는 학생들끼리 고발이나 왕따가 횡행한다. 내신 따려고, 봉사점수 따려고 엄마들이 학교ㆍ고아원 찾아 청소하고 밥 나른다. 뒤늦게 정신 차리고 공부 좀 해보려는 아이들은 쌓아둔 스펙도 없고 내신도 나빠 `패자 부활`이 불가능하다.
어려서부터 엄마 손 잡고 학원으로, 각종 대회로 스펙 쌓고 내신 잘 받은 아이들은 `엄마 없이는` 문제 해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기적이고 대화도 잘 안 통하고 사회성 떨어지고 협업도 잘 안 되는, 일명 `또라이`들이 늘어난 것은 그런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대해진 학원ㆍ학원산업은 재교육 시장으로 재배치하기 바란다. 고령화ㆍ전문화ㆍ세계화 시대인 만큼 입시로 다져온 우리 학원들의 경쟁력이 글로벌하게 먹힐 터이다.
대선주자 캠프 관계자들에게 교육 문제를 들이밀면 고개만 절레절레 흔든다. 너무 복잡하게 꼬여 있어 도저히 풀 수가 없다는 것이다. 꼬일 대로 꼬인 복잡한 매듭을 푸는 방법은 2300여 년 전 알렉산더 대왕이 이미 알려줬다. 풀려고 하지 말고 그냥 단칼에 잘라버리라는 것이다.